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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읽은책이야기

뉴욕규림일기를 읽다

by --한소리 2018. 1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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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서 추천도서목록을 구경하다 우연히 발견한 책. 2주간의 뉴욕여행을 짤막짤막한 글과 그림으로 기록한 책이다. 우연히 만난 책이지만, 딱 지금 내가 원했던 책이었는지도. 마침 뉴욕에 다녀온지 딱 1년이 되었고, 작년 뉴욕여행을 추억할 무언가가 필요했던 시점이기 때문이다. 책을 읽으며 나는 다시 한 번 뉴욕 여행자가 되었다.

유쾌한 그림과 따뜻한 글이 어우러져서 있는 책. 읽는 내내 마음이 훈훈했다. 한 40분 정도면 호로록 다 읽어낼 수 있다

책의 포맷은 다음과 같다. 콤포지션노트에다 하루하루 구매한 물건이나 먹은 음식에 대한 영수증을 붙이고, 간단한 글과 그림을 담아내는 식으로 일기를 썼다. 나도 여행에서 생기는 모든 물건을 다 챙겨와야 한다는 강박이 있는 편이다. 여행에서 생긴 동전에서 시작해서 물건을 사고 담은 종이봉투에 이르기까지 사소한 것들 하나하나가 추억이라고 생각하는 편이라서. 근데 막상 가져오고 나선 그것들을 짜임새있게 정리한 적이 없다. 2014년에 유럽을 다녀오면서 쌓아놓은 영수증 봉투가 아직도 그냥 그대로 있다. 한 번도 정리하지 않았다. 이 작가처럼 영수증을 노트에 붙이고 짤막하게 일기를 정리하는 식으로 정리하면 시간순으로 여행을 정리하기 참 좋을 것 같다. 다음에는 나도 꼭 현지에서 노트를 한 권 사서, 영수증을 마스킹테이프로 붙이고 일기를 쓰는 식으로 여행을 기록해봐야지.


그녀의 여행방식도 마음에 든다. 유럽여행을 갔다왔다가 또 비슷한 시기에 유럽여행을 다녀온 사람과 여행지에 관한 얘기를 하다가, “형 거기도 안갔어요? 형 그럼 뭐 보고 온거예요?”같은 핀잔을 들으면서 불쾌했던 경험이 있다. 여행을 가면 대중적인 어트랙션을 모두 클리어하고 와야 한다는 강박은 버렸으면 좋겠다. 그런식의 여행을 숙제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사람의 여행이라고 생각한다. 여행에서 무작정 쉬고 게으름을 피우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것을 원하는지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자신이 즐거울 수 있는 여행을 한다면 그걸로 된 것 아닐까. 저자는 그 흔한 자유의 여신상도,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도 보러 가지 않았다. 그녀는 문구 덕후(?)로서 뉴욕의 크고 작은 문구점들을 현지에서 구입한 킥보드로 종횡무진했다.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여행이 아니라 스스로 즐거운 여행이다.


좋은 글을 쓰고 싶어하는 한 사람으로서, 이 책을 읽으며 좋은 글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된다. 나의 답은-자신의 생각을 간명하게 풀어내고 독자의 공감을 얻어낼 수 있으며, 나아가서는 독자로 하여금 어떤 생각을 낳게 하는글...? 그런 글이 좋은 글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좋은 글을 담아냈다. 

네이버에 책 이름을 검색하면 작가의 인터뷰도 나오는데, 내용이 참 좋으니 한 번 읽어보셨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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