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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읽은책이야기

Le mal du pays 리스트 순례의 해

by --한소리 2019. 8.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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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읽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의 ost라고도 할 수 있는 리스트의 Le mal du pays.

소설의 30%부분에 등장하는 이 곡을 인지하게 된 이후론, 이 소설을 펴서 끝날 때까지 이 노래를 끊임없이 반복재생하며 책을 읽었다. 소설의 몰입에도 도움이 되었다. 정적이며 여백의 미가 있는 곡이라 멜랑콜리한 소설의 분위기를 더욱 눅진하게 만들어 주었다. 꽤나 재밌는 경험이었다. 책을 읽을땐 되도록이면 아무 음악도 없이 아주 조용한 곳에서 집중해서 읽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지만, 주의력을 흩트러뜨리지 않으면서 책의 몰입을 도와주는 곡을 ost삼아 읽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에도 책을 읽을때 나만의 ost를 정해서 하나씩 읽어볼까 한다. 되도록이면 노랫말이 없는 곡이 좋겠다. 굳이 클래식이 아니더라도.  

 

메마른 비문학을 읽다가 가끔 정서를 촉촉하게 하고 싶을때, 혹은 좀 머리를 가볍게 리프레시 하고 싶을때면 소설책을 손에 들게 된다. 아직 독서력이 짧다. 내가 좋아할 만한 책을 가려내는 안목은 어느정도 생겼다고 볼 수 있겠다. 하지만 읽은 책 수가 워낙 적다. 아직 읽은 책보다 읽지못한 읽고싶은 유명한 책들이 워낙 많아서 도서관에 가면 빌리고 싶은 책 투성이이다. 이름을 들어본 작가의 책은 되도록이면 가장 유명한 책으로 시작해서 실패를 회피하려고 하는 편인데, 하루키의 소설은 기억하기론 태엽감는새 말곤 읽은 것이 없는 듯 하다.(독서기록을 살펴보니 댄스댄스댄스도 있다. 심지어 읽은지 한 달이 채 되지 않았다...) 에세이로는 먼 북소리.

 

두 권밖에 읽지 않았지만 하루키의 소설을 관통하는 전반적인 경향성은. 내가 느낀 점은 두 가지 정도.

첫번째로 하루키는 꿈을 잘 이용하는 작가이다. 꿈은 주인공의 욕망을 투영하기도 하고, 주인공과 등장인물을 연결시키기도 하고. 그것은 꿈이면서 현실이기도 하다. 이것이 하루키 소설속의 꿈. 다음에 읽을 소설에선 어떤식으로 꿈이 이야기를 바꾸어 놓을지 기대가 된다. 내가 다음 읽을 책은 스푸트니크의 연인이다.

그리고 두번째로 하루키의 소설에서 재밌게 생각하는 점은. 하루키의 예술에 대한 방대한 지식과 애정. 그리고 그에 대한 생생한 묘사이다. 소설속 등장인물의 취향, 옷차림, 즐겨듣는 노래에 대한 자세하고 세련된 묘사가 재밌고, 환경 묘사도 꽤나 공감을 하며 읽게 된다. 하루키는 음악이나 미술 예술 전반적인 분야에 조예가 깊은 듯 하다. 이제 70을 바라보는 할아버지로 알고 있는데, 할아버지라고는 믿겨지지 않는 세련된 취향. 소설이 쓰여졌던 시대를 고려하면 더더욱 놀랄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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