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람과 그 사람이 자신과 비슷한 사람인지, 자신과 성향이 잘 맞는지 확인할 때 한가지 방법이 있다면 그 사람의 여가생활을 살펴보는 것이었다. 사회 생활속에 드러나지않는 내밀한 모습들. 예를 들면 내가 알고자 하는 사람이 어떤 음악을 듣는지, 어떤 책을 좋아하는지, 어떤 영화를 즐겨보는지, 집은 어떻게 꾸며놓고 사는지 등 을 보면서 자신과의 매칭 정도를 저울질 하곤 한다. 특히 책 같은 경우에는 안 읽는 사람이 많지만 음악의 경우 안 듣는 사람이 드물기 때문에, 알고 싶은 사람이 생기면 그 사람의 플레이리스트에 어떤 음악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호기심을 갖게 되는 것 같다.
근데 여기에 요즘에는 하나의 플랫폼이 더 추가된 것 같다. 예전에 음악 안듣는 사람이 없었듯이 요즘에는 유튜브 안보는 사람이 없다. 티비프로그램은 안챙겨봐도 유튜브는 다들 챙겨보는 것 같다. 음악보다 좀 더 구체적으로 취향을 드러내주는 플랫폼이 추가되었습니다.
나는 유튜브를 통해서 내가 일상적으로 접하지 못하는 생활이나 삶을 훔쳐보는 것을 좋아하는데, 그 중의 하나가 자동차 관련 채널들이다. 특히나 안오준의 카라이프는 가장 좋아하는 채널 중의 하나이다. 안오준님은 원래 개오줌이라는 닉네임으로 유명한 자동차 파워블로거이자 맞춤형 가구브랜드 카레클린트 공동창업자이다. 자동차 파워블로거였던 안오준님이 이제는 소통의 채널을 유튜브로 옮겨서 유튜브를 통해서 새롭게 출시된 자동차의 시승기를 보여준다. 이름은 시승기지만 일종의 여행브이로그라고도 볼 수 있겠다. 아름다운 풍광과 맛있는 음식과 새로운 자동차에 대한 친절한 해설이 어우러지기 때문에, 매 영상마다 챙겨보고 있는중.
오늘 일을 마치고 오후에 도서관에 갔는데, 마침 안오준님이 공동 창업자인 정재엽,탁의성 님과 함께 쓰신 창업 성공기 책 CEO가 된 녀석들이 도서관에 있어서 빌려왔다. 출판사는 책식주의로 청년창업자들의 이야기를 주로 책으로 출판하는 독립출판사라고 한다.
유튜브에 검색하다 보면 창업을 어떻게 하게 되었는지, 어떻게 성공했는지에 관한 영상이 몇 개 올라와 있어서 대충은 알고 있었지만, 역시나 자세한 얘기를 알고싶을 때는 책만한 것이 없다. 이 책은 4챕터로 구성되어 있다(1챕터 창업준비, 2챕터 경영 노하우, 3챕터 동업 이야기, 4챕터 브랜딩 전략) 각각의 챕터마다 자신들이 겪었던 생생한 경험과 그로 인해 얻은 노하우들을 가감없이 전해주고 있다. 굳이 가구브랜드 창업을 하지 않는 사람이라도 창업을 꿈꾸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창업에 대한 힌트를 얻어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느낀점, 카레클린트가 성공한 이유
1. 카레클린트 창업자들은 불굴의 의지와 체력을 가진 열정의 사나이들
요즘에는 소자본 창업도 많고, 직장을 다니면서 부업 및 겸업으로 작게 창업하시는 분들도 많은 것으로 아는데 역시나 어지간한 굳은 심지가 있지 않는한 안하는게 맞다는 생긱이 들었다. 창업은 정말로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일이다. 특히나 이 책을 읽으면서 놀랐던 부분은 창업을 처음 시작했을 때 지방에서 가구주문이 들어오면 완성된 가구를 직접 서울에서 트럭에 실어서 배송을 갔다는 것. 가구 주문이 일주일에 한건도 아닐텐데 그 많은 가구를 다 직접 배송했다니... 이게 정말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일까. 시켜도 못하는 사람 많을 것 같다. 어지간한 의지와 체력을 가진 사람이 아니고서야 힘든 일이라 보인다.
2. 성향이 맞는 세명의 창업자, 중요한 부분은 창업이전에 엄밀하게 합의
여기에 끊임없이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과 의지, 뛰어난 대인관계 능력, 꼼꼼한 회계 와 살림살이(재고관리) 등도 필수다. 이 중 어느 한 분야에 이가 빠지게 되면 물이 빠질 수 밖에 없는 양동이 같다. 다행히도 카레클린트의 창업자들은 분업을 통해 하나의 전인적인 기업을 완성해냈다. 그리고 이를 잘 이어나가고 있는 것 같다. 아이큐 100인 사람 3명을 모아놔도 아이큐는 100이라는 우스갯소리도 있지만, 사람마다 장점을 가진 부분이 다르기 때문에, 서로 부족한 부분을 메꿔줄 수 있는 것이 동업의 특장점. 하지만 이 조차도 정말로 정말로 드문 케이스. 동업은 잘 되면 내 탓, 잘안되면 남탓을 하게 되기때문에 사실은 쉽지 않다.
또 이들이 잘 한 부분이 있다면, 금전적인 부분에서 아주 엄격한 룰을 정했다는 것. 처음에 창업할때도 1000만원을 구해오지 않는 사람은 무조건 아웃. 그리고 이후에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도 10원단위까지 엄정하게 정산했다. 우리나라 정서상 좋은게 좋은거지 라는 문화가 있는데, 동업을 하려하고, 그리고 오랫동안 꾸준히 하려고 한다면 정말로 디테일한 부분까지 서로 감정이 상하지 않을 안전장치를 미리 걸어두는 것이 좋다.
3.젊은 창업자들 만이 떠올릴 수 있었던 재치있는 브랜딩 전략들
기존의 가구매장을 가면 양복입은 직원이 부담스럽게 따라다니며 가구를 소개해주기 때문에, 비싼것 저렴한 것 가리지 않고 가구를 구경하기 힘든 부분이 있다. 자격지심일 수도 있지만, 고급브랜드의 가구는 괜히 구경하는 것 조차 눈치보일때도 있다. 이런 부분을 인지한 안오준, 정재엽, 탁의성 세 사람은 가구를 자연스럽게 노출시키며 홍보하는 방법의 일환으로 가구카페를 도입했다. 카페 속의 가구를 모두 카레클린트로 깔아놓고, 커피를 마시면서 자유롭게 가구를 구경하고 체험할 수 있게 했단다. 그 과정에서 바로 가구를 구입하는 사람들도 더러 있었다고. 이런 전략들은 기존의 가구회사를 다니지 않았던 세 사람이었기에 떠올릴 수 있었던, 실행할 수 있었던 전략이라고 생각이 든다. 회사의 경우 규모가 커지면 커질 수록 의사결정단계가 복잡해지기 때문에, 새로운 프로젝트를 진행함에 있어서 속도가 굼뜰 수 밖에 없는데. 그런 부분에서 카레클린트가 차별점을 발휘했다. 젊은 ceo들이 작게 시작한 회사였기에 가능했던 부분이 많았고, 이들의 브랜딩 전략이 유효하게 먹혀서 사업이 안착할 수 있었다.
섹터는 다르지만 사업이라는 관점에서 얻어 갈 것이 무엇이 있나 라는 질문을 던지며 책을 읽었다. 도움이 많이 된 것 같다. 안오준님 창업관련 유튜브 영상에 악플이 정말정말정말 많던데, 책을 읽으면서 노력한다고 다 성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성공한 사람들은 성공할 만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비자는 절대 바보가 아니다.
이 책은 사업에 대한 한줄기 희망을 선사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업은 신중해야 한다.
안오준님의 케이스는 정말로 드문 사례이기 때문에 책 까지 쓸 수 있었던 것이다. 사실상 창업은 잘되면 100 잘못되면 0 혹은 마이너스. 끝없이 페달을 돌려야만 밀려나지 않는 반대방향 무빙워크.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과 정 반대의 물결이 끊임없이 나를 밀어내는 바다의 한 가운데. 날씨가 좋을때도 있지만 가끔씩 소나기에 벼락도 치는... 그만큼 의외의 사건이 많은 것이 사업이다.
어줍잖게 사업병 걸려서 깝치면 망하기 딱 좋다...
사이드노트. 안오준님이 이렇게 날렵했는지 처음 알았다. 살찐 모습만 보다가 깜짝 놀랐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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