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4월 1일에 초판이 나온 배드 블러드. 읽고 싶었는데 읽는데 시간이 좀 걸렸다! 이 책은 전세계를 상대로 사기를 벌인 테라노스 CEO 엘리자베스 홈즈의 이야기를 다룬 책. 빌려서 책을 읽다보니 신간은 읽는데 시간이 걸린다. 왜냐하면 도서관에 입고될 때까지 시간이 걸리고, 신간은 인기가 많아서 대출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이제서야 빌리게 되었음
테라노스라는 회사는 어떤 회사?
테라노스는 실리콘밸리의 혈액검사 스타트업이다. 혈액검사는 일반적으로 정맥채혈을 하게 된다. 그 말인 즉슨 주사기를 꽂아서 정맥을 꽂아서 피를 빼야한다는 말이다. 가족들 중에 아픈 사람이 있었다면 이 과정이 얼마나 고역인지 알 것이다. 아픈 사람들은 피를 자주 빼야한다. 그래서 팔 부분의 혈관은 잦은 채혈로 인해 망가지게 된다. 그리고 자주 주사기를 꽂는 행위는 혈관통을 유발하기 때문에, 이것도 환자에게는 큰 고통이 된다. 그리고 생각보다 혈액검사 할때 피를 많이 뽑는다. 왜냐하면 혈액검사를 통해서 다양한 항목을 검사해야하는데, 검사항목마다 검사방법이 달라서 피가 꽤 많은 양이 필요함. 그리고 예를 들자면 적은 피를 뽑을 수록, 피 속에 있는 항원의 양이 적기 때문에 혈액검사의 정확도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이런 취지에서 테라노스라는 회사도 출발을 한 것이다. 한방울만 가지고 다양한 항목의 혈액검사를 간단하게 수행할 수 있다면, 수 많은 사람들을 질병으로부터 예방하고, 혈액검사의 고통으로부터 해방시킬 수 있을거라는 꿈을 갖고.
하지만 한방울로 혈액검사를 하는 것은 불가능했습니다.
테라노스의 CEO 엘리자베스 홈즈는 누구?
대통령 장학생 자격으로 스탠퍼드에 입학한 재원. 스탠퍼드에서 화학공학을 전공했으며, 화학공학교수인 채닝 로버트슨 교수에게 인상적인 기억을 남겼다. 2003년 아시아에서 발생했던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질병의 확산을 보면서 다른 방법으로 질병을 진단할 수 있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라는 아이디어를 얻고, 스탠퍼드에서 자퇴하고 스타트업을 시작했음.
타고난 비지니스맨이며 넘치는 에너지로 주변 사람들을 설득하고 자신이 원하는대로 이끄는 데 탁월한 재능이 있음. 무엇보다도 테라노스가 잠시나마 큰 회사로 성장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유인이었다고 생각이 듬. 주변사람들에게 실제 자신의 모습이 아닌 보여주고 싶은 모습으로 본인의 모습을 가장하고 그것으로 다른 사람을 조종했음. 그 중에서도 가장 돋보였던 방법은, 자신의 목소리를 바꾼 것. 미국의 성공한 CEO들이 높은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갖고 중저음의 목소리를 가진 것을 알아낸 이후, 그것을 흉내냈다. 이것은 유튜브에도 많이 올라와 있음.
2014년 TEDMED 에서 강연하는 엘리자베스 홈즈
엘리자베스는 주변 사람들을 설득하고 조종하는데 탁월한 재능을 보였다. 이사회에서 해임될 위기에서 화려한 언변으로 CEO 자리를 지켜내는 홈즈.
테라노스는 무엇을 잘못했나
실제로는 몇 가지의 검사만 가능했는데, 한방울의 혈액만 가지고 수백가지의 혈액검사를 동시에 가능한 것으로 거짓말을 했음. 다양한 제약회사에 후원을 받기위해 기술시연을 하는 과정에서도 실제로는 팔로알토에 있는 센터에서 데이터를 분석해서 결과를 보내주는 것으로 설명했으나 사실은 이미 만들어진 결과영상을 보여주는 식으로 사기를 쳤다. 말초혈액 한방울을 가지고 혈액검사를 분석한다고 홍보했으나 사실은 말초 혈액이 아니라 정맥채혈을 통해 검사한 경우도 매우 잦았고, 테라노스 자체기계인 에디슨을 통해 가능한 일부검사를 제외하고는 지멘스의 혈액검사기기를 이용했다는 것도 큰 문제점. 이 사실 또한 숨겼음.
현재의 과학기술로 한방울을 통해 다양한 혈액검사를 수행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또한 실험실은 FDA의 인준을 받아야 하나, 쥬라기공원이라고 불리는 가짜 실험실과 노르망디라는 진짜 테라노스 실험실 중에서 가짜 실험실만 감사에서 보여주는 식으로 FDA의 인증을 받음. 의학이라는 분야는 젊은 한명의 천재가 젊은 나이에 빛나는 성과를 내기 어려운 분야임. 사람에게 적용하는 분야이기 때문에 사람에게 실험의 하는 과정에서의 시행착오를 용납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고, 연구하는 부분에 있어서 까다로운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노벨의학상 수상자들의 평균나이가 60대를 넘어가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의학을 전공하지도 않은 대학중퇴자가 전문성을 갖고 연구를 이끌어가기에는 어려운 분야라는 뜻이다. 이 외에도 수많은 잘못을 저질렀다. (배드블러드 테라노스의 비밀과 거짓말을 참고할것)
이 모든 연구가 실험실에서 연구하는 정도에서만 끝났어도 이렇게 문제가 커지지는 않았겠지만, 실제 사람들에게 이 혈액검사를 수행했다는데 큰 문제가 있음. 월그린사의 슈퍼마켓에 웰니스센터를 설치하고 실제 혈액검사의 수탁을 받았고 잘못된 검사결과를 받을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기존의 혈액검사가 말초혈액검사를 하지 않는 이유가 있음. 말초혈액채혈은 손가락에 압력을 주고 짜내기 때문에 적혈구가 파괴되고, 용혈된 적혈구에서 칼륨이 나오기 때문에 혈중칼륨농도가 올라간채로 결과가 도출되게 되는 오류가 있다. 이 외에도 말초혈액에 섞여있는 여러 오염물들이 혈액검사 결과를 방해한다. 혈액검사에서 위양성을 받은 사람(실제로는 질병이 없는데 검사결과상 질병이 있는 걸로 나옴)은 불필요한 검사과정을 더 받게 됨으로써 경제적 신체적 피해를 입게되고, 위음성을 받은 사람(실제로 병이 있는 사람인데, 병이 없다고 결과를 받은 사람)은 질병치료의 적기를 놓치게 되어 피해를 보게 된다. 테라노스 혈액검사기기가 대중화 되었다면 정말로 큰 사회적 문제가 발생할 번 했다는 뜻이다.
그래도 이 정도로 들켜서 끝나길 다행이라는 생각이...
그러면 테라노스는 이지경이 될때까지 어떻게 사람들을 속일 수 있었나?
1.CEO 엘리자베스 홈즈의 대단한 사업능력 : 뛰어난 언변과 카리스마로 사람들을 설득하는데 탁월한 재능이 있었음. 테라노스의 사업이 최정상에 있을때는 루퍼트 머독, 헨리 키신저, 조지 슐츠 등 사회 저명인사들이 함께 하고 있었다. 이들은 엘리자베스의 인간적 매력에 이끌려 테라노스를 후원하게 된 인물들임. 이들의 합류는 다른 사람들로 하여금 테라노스가 신뢰할 수 있고 전도가 유망한 회사로 보이게 해 회사가 성장하는데 또 하나의 추진력이 되었음
2.회사에 정당한 문제제기를 하는 사람들을 빠르게 해고하고 변호사를 통해 비밀유지서약을 하게하고, 회사에서 발생한 문제들을 절대 유출하지 못하도록 압박했음.
3.회사내 존재하는 부서들끼리의 소통을 아예 막았다. R&D가 중요한 회사라면 회사 부서끼리 긴밀하게 소통해야한다. 서로 문제가 되는 부분을 회의를 통해서 해결해 나가야 한다는데, 회사내 연구부서들끼리의 소통 뿐 아니라 회사내의 모든 문제는 다 엘리자베스 홈즈를 경유하여 소통이 가능하게 했음. 중간에서 문제가 될만한 이야기들은 홈즈가 다 차단을 했다는 얘기다.
4.엘리자베스의 애인, 20살 많은 애인이었던 2인자 서니
2인자와 연인관계였다는 것이 문제였던 것이 아니라, 서니가 회사내에서 전횡을 일삼은것이 문제였음. 회사내 직원들을 마음대로 해고하고 협박했다. 회사에서 연구하는 혈액검사에 대한 전문지식은 1도 없는 사람이었음.
서니에 관한 챕터.
서니에게 맞서는 사람은 모두 해고당했다.
사람이 속일려고 작정하면 속을 수 밖에 없나보다. 그리고 자신이 속았다는 사실을 알고나서도 자신이 속았다는 걸 받아들이는데 시간이 걸린다. 2005년에 황우석 논문조작 사건에서도 그랬듯이, 이미지가 좋았던 사람의 잘못은 사람들이 잘 믿질 않는다. 연구과정에서 비윤리적인 방식으로 난자를 채취했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논문조작의 실태가 백일하에 드러났는데도 사람들은 잘 믿질 못했다. 고등학생이었던 나도 그랬었고 말이다.
이 회사의 미래에 1억달러를 베팅했던 언론재벌 루퍼트머독은 1달러에 테라노스의 모든 주식을 다 처분했다고 한다. 평가손실 1억달러를 확정손 1억달러로 결정한것... 사기꾼한테 속아서 얼마나 원통할까.
이 모든 진실을 밝혀낸 사람은 월스트리트저널의 탐사보도 저널리스트 존 캐리루이다. 워낙 책을 흡입력있게 써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비소설 중에서 이렇게 즐겁게 읽은 책은 오랜만이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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