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단 맛집 산수갑산 돼지갈비 후기

초등학교때부터 20년 넘게 방문하고 있지만 단 한번도 날 실망시키지 않는 하단 맛집 산수갑산. 원래 산수갑산이라는 말은 없고 삼수갑산이라는 말만 있는걸로 안다. 북한 함경도의 삼수와 갑산이라는 지방을 통칭해서 삼수갑산이라고 부르는데, 여기가 아주 외진 산골로 귀양지였다고 한다. 그래서 첩첩산중을 일컫는 말로 삼수갑산이라는 말을 쓴다고 하던데, 이 가게 이름인 하단 산수갑산 돼지갈비는 아마도 삼수갑산의 오기가 아닌가 생각한다. 어쨌든.

여기는 소갈비도 팔고 돼지갈비도 팔지만 돼지갈비 맛집이다. 소갈비는 먹어본적이 없다. 사람들도 다 돼지갈비를 시킴.

평일에 가도 사람이 복작복작 많다. 우리는 추석 전전날에 방문했는데, 이 날도 사람이 많았다.

이 날도 맛있었던 돼지갈비. 질기지 않고 부드럽고 달착지근 한 맛.

추천메뉴는 돼지갈비, 두명이서 가면 삼인분에, 된장 작은거 하나(2000원)에 공기밥 2개(2000원) 시켜서 먹으면 딱 맞다. 우리도 돼지갈비 3인분이랑, 카스 1병을 시켜서 먹다가 된장으로 마무리 했다. 클라우드를 먹으려고 했는데 클라우드는 없단다.

차림상. 백김치, 감자샐러드, 순두부 존맛탱이다.

돼지고기를 구워주시지는 않고 직접 구워먹어야 한다. 양념돼지갈비는 양념이 고기에 어떻게 배어있는지가 중요한데, 여기는 편차없이 항상 맛있는 걸 보니, 분명히 레시피가 있나보다. 눈대중으로 손맛좋은 주방이모가 알아서 하는 곳은 절대아님. 항상 맛있기 때문에! 너무 달지도 않고, 너무 싱겁지도 않고 고기가 질기지도 않고, 항상 맛있다. 이렇게 써놓고 보니 알바 같은데, 정말이다. 사하에 살면서 20년 넘게 많은 점포를 다녔지만 망하지 않고 꾸준히 살아남는 곳은 몇 개 안된다. 이 가게도 그 중에 하나.

이 정도가 3인분이라고 보면 된다. 세명이 먹긴 좀 적고 두명이 먹기엔 적당하다.

밑반찬 순두부나, 감자샐러드는 더 달라고 하면 더 주신다. 잘 하는 고기집에는 잘 하는 밑반찬 메뉴가 꼭 하나씩은 있던데, 여기도 맛있는 반찬이 있다. 그것은 바로 양념게장! 양념게장을 먹고싶으면 꼭 된장찌개를 시켜야 한다. 된장찌개를 시켜야 깔아주는 밑반찬임. 살도 실하고, 양념도 달착지근하니 아주아주 맛있다. 이것도 더 달라 하면 더 주심 ㅋㅋ더 먹고싶었지만 배가 불러서 여기서 멈췄다.

고기 자르고 갈비에 붙은 고기도 뜯어 먹으면 맛있다.

요즘에는 하단역을 중심으로 상권이 많이 활성화 되면서 하단 오거리 상권의 일부가 많이 죽었는데, 여기는 꾸준히 살아남는 곳이다. 하단에 놀러오는 사람이 있다면 데리고 가면 절대 욕 안먹는 집이다. 아트몰링 안에 어설픈 프랜차이즈 식당들 보다 백배 천배 낫다. 꼭 가보세요. 포스팅 하다 보니 또 먹고 싶다. 산수갑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