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잘 아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서 새삼 깨닫는 요즘이다.
살면서 다 잘 할 수도 없고, 다 잘 할 필요도 없다. 나의 특장점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내가 약한 부분이 어떤 부분인지를 잘 알아야 한다. 거기에 맞춰서 하루를 그리고 삶을 짜임새있게 조직해야 한다. 이런 사고와 행동이 나의 행복과 삶의 질에 정말로 큰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내가 들어가는 커뮤니티 게시판에 올라오는 에니어그램이나 mbti, 혹은 그 외의 성격유형 테스트는 볼 때마다 해보는 편이다. 맞든 맞지 않든 나를 돌아볼 수 있다는 점에서 나를 알아가는데 도움을 준다.
어느정도 인지하고는 있었지만 콕 집어내서 알아내지 못했던 부분들을 테스트 결과가 시원하게 긁어줄 때도 있고, 대개는 문제점에 대한 해결책도 제시해줌으로서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카타르시스를 주기도 한다.
얼마전에는 Mgram이라는 성격유형테스트가 한창 유행을 했다. 이 테스트는 8가지 키워드로 성격을 정의해준다. 테스트 결과에서 끝나는게 아니라, 등록한 이메일로 하루에 하나씩 내 성격 키워드에 대한 간단한 분석을 보내준다. 하루에 하나씩 보내주다보니 기다리는 맛도 있고 꽤 즐겁게 보았다.
일단 이 테스트는 여기서 할 수 있다.
단순 분석은 무료고, 프리미엄분석은 유료인데, 단순분석만으로도 꽤 많은 내용을 알려준다.
나의 경우는 꽤 정확하게 짚어낸 부분도 있고, 아닌 부분도 있었다.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고치지 못한부분- 행동이 굼뜸, 보수적, 유혹에 약한편
인 것 같고, 나머지는 다 알고 있었던 부분 같다.
여기 나온 키워드 중 몇 가지에 대해서만 코멘트를 해보자면,
나는 행동이 정말 굼뜨다. 기차를 보내고 난 후에 손 흔드는 우유부단함 이라는 표현이 나에게는 딱이다.
결정 하는 것에 대한 책임 지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에, 결정을 자꾸 유예하는 버릇이 있다.
이제는 알게 되었으니 좀 빨리 빨리 하려고 하는 편이다. 천천히 완벽하게 보다, 대충이라도 빨리로 성향을 이동시켜보려고 한다.
소심하고, 소극적인데다가 걱정쟁이에 보수적인 성향이 맞물려서 행동이 굼뜬 것 같기도 하고. 어느정도 성격의 궤가 하나로 통하는 느낌도 있다.
지금은 바흐의 파르티타 no.1을 들으면서 포스팅을 하고 있는데, 클래식 중에서도 유독 바흐를 좋아하는 내 취향이 보수적-이라는 키워드와도 꽤 부합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바흐의 음악은 규칙적이고 안정적인 형태를 띄는데, 나는 바흐를 들으면서 마음이 편해질 때가 많다.
이런 것들이 나에게는 매우 중요하다. 이를테면 이런 것들-바흐 음악을 좋아하는 나. 그림 중에서도 베이컨의 그림이나 호크니의 그림을 좋아하는 나. 너무 액티브한 활동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
내 성향에 부합해서 내가 좋아하게 된 것 들과, 내 성향과 부합하지 않기 때문에 내가 좋아하지 않는 것들. 그리고 그 것들을 세밀하게 분류해놓는 것. 그게 삶을 행복하게 사는 지혜인 것 같다. 좋아하는 것들은 찾아서 하면 내가 행복해 질 것이고, 싫어하는 것들에 대해서는-미리 준비를 어떤 식으로든 해놓는 것이 좋다. 인생은 하고 싶은 것만 하고 살 수는 없기 때문에.
예전에는 내 성격의 단점을 바꾸려고 했다. 내가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 알아 낸 부분이 있었다면 그 부분을 극복하려는 관점에서 노력했다. 하지만 그런 방법은 옳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내가 행 불행했다. 내가 아닌 나를 연기하는 기분도 들어서 스스로도 부자연스러웠고 쉽게 극복되지 않았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지금은 그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무작정 바꾸려고 하기 보다는 내 성격의 큰 줄기 안에서 자연스럽게 맞춰가려는 쪽으로. 훨씬 자연스럽고 나도 행복한 방향이다.
2018/10/22 - [즐거운책읽기] - 정유정 작가 종의기원을 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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