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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상수 감독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 후기

by --한소리 2018. 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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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상수 감독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 리뷰


홍상수 감독의 이전작 누구의 딸도 해원(2013)을 봤어요. 그동안의 홍상수 감독의 작품에 비해서 처연함, 슬픔, 우울함 등의 정서가 많이 묻어있는 작품입니다. 불륜코드도 여전하고, 찌질한 남자주인공도 비슷하게 등장하지만 이 영화의 주인공은 남자가 아닌 여자 해원 입니다.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 줄거리

대학생인 해원은, 엄마가 떠나게 되요. 엄마가 새로운 삶의 터전을 찾아서 캐나다로 떠나는데요. 떠나기 직전 마지막으로 엄마와 조우합니다. 엄마와 헤어진 이후 울적한 감정에 휩싸인 해원은 1년전 만남을 가졌다 흐지부지되었던 성준을 다시금 떠올리곤 연락을 하죠. 성준은 해원이 다니는 학교의 교수이자 영화감독입니다. 그리고 유부남입니다. 부적절한 관계에서 아무것도 아닌 관계가 되었던 둘은, 충동적인 해원의 연락에 의해서 다시금 그 관계가 시작되게 됩니다.

해원이라는 캐릭터는 어떤 사람이었을까 그리고 이 영화가 택한 자기변주의 방식은?

제목에서 엿볼 수 있듯이 해원은 누구에게도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방황하는 캐릭터에요. 어머니는 외국으로 떠나고, 사랑하는 연인은 유부남입니다. 질척거리는 감정과 현실의 혼란속에서도 중심을 잡고 꿋꿋이 나아가려는 해원이 안스러워요.

그 와중에 해원은 도서관에서 꿈을 여러번 꾸게 되는데요. 이 꿈이 '누구도 아닌 해원'에서 홍상수 감독이 이용하는 '변주의 방식'입니다.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에서 춘수(정재영)과 희정(김민희)의 관계가 말과 행동의 디테일에 따라서 다른 결말을 맞이함을 보여줬었다면, 이 영화에서는 현실과 꿈의 극명한 차이를 통해서 주인공의 처연함을 극대화시켜요. 해원의 욕망과 바람을 엿보여주는 꿈과 달리 현실은 순탄치 않습니다.

이 영화가 그동안의 홍상수 무비와 달랐던 점

남자시청자의 입장에서 그동안 홍상수 영화를 관람하게 되는 경우가 많았었습니다. 찌질하고 멍청하고 1차원적인 욕망에 휩싸인 바보같은 남자 캐릭터를 보면서 공감하기도 하고, 어느 장면에서는 쿡쿡대기도 했었다면, 이 영화는 여자주인공인 해원의 입장에 완전히 몰입해서 봤답니다. 사람들에게 외면받고, 가족은 떠나고, 연인에게도 온전한 사랑을 받지 못하는 해원을 보면서 마음이 아팠어요. 그동안 홍상수의 영화가 자전적인 요소가 강했었죠.(최근에 들어선 그 경향성이 극에 달했다고 생각합니다.) 이 영화를 만들기 전, 홍상수는 그 어떤 사람을 만났기에, 이런 해원이라는 여성을 소재로 영화를 만들었을지 궁금할 따름입니다.

 

 

 

정은채라는 배우의 발견

정은채라는 배우의 출연작을 알지 못해요. 이렇다할 히트작이 아직은 없는 걸로 아는데요. 이 영화에 나온 해원의 연기는 꽤 인상적이었습니다. 높은 수준의 연기력을 보여줬는지는 모르겠지만. 너무 현실적이지도, 너무 작위적이지도 않아서 좋았어요.

특히 너무도 힘들면, 아무도 못참아요 라는 해원의 절규가 기억에 남아요.

p.s

그리고 별개로 김자옥씨의 대사도 기억에 남아요.

"사는 건 죽어가는 거야. 하루하루 조금씩 죽음을 향해서 가는 거라고. 그러니까 아끼지 말고 너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살아. 나 처럼 하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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