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내가본영화이야기

영화 제로 다크 서티 후기

by --한소리 2019. 11. 20.
반응형

911테러가 일어났을 당시 나는 중학생이었다. 그때는 다 큰줄 알았지만 지금 생각해보니까 아무것도 몰랐던 나이. 테러리스트가 일으킨 참혹한 사고가 미치는 영향 죽어가는 사람들, 허무하게 세상을 떠난 사람들 뒤로 남겨진 가족들. 아무 것도 몰랐던 것 같다. 가까운 사람의 죽음을 겪어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공감할 수도 없었고, 911테러가 미국 사람들에게 남긴 상처가 얼마나 깊었는지 짐작조차 못했던 것 같다. 

미국인들에게 911이 어떤 의미로 남아있는지를 어렴풋이나마 알 수 있었던 것은 뉴욕에 있는 911 메모리얼을 방문하고 난 이후이다. 사고의 잔해들, 사고로 무너져내린 빌딩의 잔해들, 위태위태한 비행기안에서 남긴 사고희생자들의 마지막 음성메시지를 들으며 죽은 사람들의 고통과 남겨진 사람들의 슬픔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제로다크서티는 넷플릭스를 뒤적거리다가 우연히 발견한 보물같은 영화.

장장 2시간 37분의 러닝타임을 갖고있는 호흡이 긴 영화. 

2001년 9월 11일 이후 오마사 빈라덴의 사망일인 2011년 5월 2일까지 장장 10년간의 스토리를 담아야했기에 러닝타임이 길어질 수 밖에 없어졌으리라 본다.

 

제로다크서티의 뜻, 의미

오사마 빈라덴을 사살하기 위한 특수부대가 파키스탄 아보타바드에 위치한 빈라덴의 은신처에 잠입한 시각 AM 00:30분을 뜻한다고 함. 하루중에 빛이 가장 적고 적에게 노출될 가능성이 가장 낮은 시간에 침투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제로다크서티의 줄거리, 전반적인 내용(스포 포함)

1.주인공은 마야라는 CIA요원이다. 정보분석에 탁월한 이 요원은 911테러 이후 오사마빈라덴을 추적하는 임무에 투입된다.

위의 인물이 주인공인 마야((제시카 차스테인)이다. 뛰어난 연기력으로 이 영화에 집중하게 하는데 큰 역할을 했음. 나이스 캐스팅!

2.911테러의 관련 인물들을 미 국외 쿠바에 위치한 관타나모 기지에서 고문하던 중에 오사마 빈라덴의 최측근이 아부 아흐메드라는 인물임을 알게됨

3.이후 마야는 아부 아흐메드라는 인물을 찾는데 전력을 기울인다

4.아부 아흐메드를 찾는 과정에서도 알 카에다의 자살폭탄테러는 자행되고 수많은 동료를 잃음

5.부하직원을 통해 거의 10년만에 아부 아흐메드의 행방을 알 수 있는 단서를 찾음

6.이후 아부 아흐메드의 전화를 추적해서 아부아흐메드가 파키스탄의 아보타바드에 은신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됨

7.아보타바드 교외에 위치한 아부 아흐메드의 은신처는 담장이 6미터나 되는 대 저택이며, 3가족이 살고 있다는 것을 알게됨.

8. 세 가족중에 유일하게 절대 위성위치에 자신을 노출하지 않는 한 남자가 있다는 것을 알게됨. 탁월한 은신술(tradecraft)를 가진 이 남자가 오사마 빈라덴일 것이라고 마야는 추정함

9. 미 정부측에서는 그 남자가 오사마 빈라덴이라는 확증이 없다면 절대로 작전을 실시할 수 없다고 했으나, 마야의 설득으로 작전은 수행되고 오사마는 사살됨.

 

실화를 바탕으로 했지만 실화와 달랐거나 알 수 없는 점

제로다크서티는 사실은 오사마 빈라덴이 사살되기 전부터 영화를 제작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영화를 제작하는 중에 오사마 빈라덴이 사살되면서 영화의 결말이 바뀌게 되었다고 한다.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글 중에 소아마비 백신을 통해 오사마 빈라덴을 색출할 수 있었다는 내용이 있는데 이는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내용

소아마비 백신을 통해 오사마 빈라덴의 은신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썰을 먼저 풀어보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CIA 국장인 리온 페네타는 다음과 같은 방법을 고안해냅니다. 먼저 중동에 만연해있는 소아마비를 예방하기 위해 소아마비 백신 캠페인을 기획합니다. 그리고 의사를 매수하여 소아마비 백신을 접종하는 과정에서 아이들의 혈액을 채취해냅니다. 그리고 이 혈액의 DNA를 CIA가 보유하고 있는 오사마 빈라덴의 여동생의 DNA와 대조합니다. 일치되는 유전자를 가진 아이의 집에는 오사마 빈라덴의 가족이 살고 있을 것입니다. 오사마 빈라덴은 가족과 함께 거주할 가능성이 매우 높으므로 이 집에는 오사마 빈라덴이 숨어있을 가능성도 높을 것입니다.

CIA가 파키스탄의 의사 샤킬 아프리디를 매수하여 소아마비 백신 캠페인을 벌인 것은 사실입니다. 그리고 오사마 빈라덴의 은신처에 접근을 했던 것도 사실입니다.(아마 그 당시에는 오사마 빈라덴의 은신처인지 몰랐겠지요) 하지만 샤킬 아프리디는 예방접종 및 혈액을 채취하는데 실패하였습니다. 샤킬 아프리디와 건강보건담당자가 오사마 빈라덴의 은신처에 방문하였을때 그들을 맞이하였던 여자는 집에 아무도 있지 않다고 답하였기 때문에 집에 들어갈 수 없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아프리디는 집주인과 직접 얘기를 하고 싶다고 얘기를 하였고 '이브라힘 사이드 아흐메드'라는 남자의 연락처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이브라힘 사이드 아흐메드라는 남자는 CIA내에서 다른 정보통을 통해 오사마 빈라덴의 최측근인 아부 아흐메드임이 밝혀지게됩니다. 이후 오사마 빈라덴은 색출되고 사살되게 되지요.

정확한 스토리가 궁금하신 분들은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기사를 참고하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https://www.nationalgeographic.com/news/2015/02/150227-polio-pakistan-vaccination-taliban-osama-bin-laden/

 

He Led the CIA to bin Laden—and Unwittingly Fueled a Vaccine Backlash

Pakistani doctor's role in health campaign sparked local suspicions that efforts to fight polio were part of a Western plot.

www.nationalgeographic.com

한시간에 걸쳐서 재밌게 읽은 기사. 단어가 어려워서 구글번역을 돌려가며 읽었던...

 

이 외에도 오사마 빈라덴 사살 당시 교전이 있었다, 혹은 없었다는 것에 대해 백악관의 입장이 바뀌곤 해서 정확한 진실은 오리무중이다. 하지만 확실한 사실은 오사마 빈라덴은 사살되었다는 것.

 

영화 시작부분에서 나왔던 관타나모 기지에서의 고문에 대해서도 논란이 있는데, 영화에서는 고문을 통해 아부 아흐메드라는 인물을 알아낸 것처럼 나오지만 실제로는 고문이 아니라 다른 정보통을 통해 알 수 있었던 내용이라는 기사도 있다.(https://www.yna.co.kr/view/AKR20141211083300009)

 

이 외에도 미 정부가 넵튠스피어 작전을 수행할때 파키스탄 정부와의 사전 협의가 있었는지 여부, 그리고 파키스탄 정부가 오사마 빈라덴의 은신을 애당초 알고 있었다는 이야기 등 논란이 많다. (https://ttalgi21.khan.kr/4311) 하지만 이 기사에 따르면 오사마 빈라덴의 은신처를 파키스탄은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제로다크서티에 대한 후기를 덧붙여 보자면 이 영화의 백미는 마지막 30분. 영화를 아마 보신 분들만 이 포스팅을 보실텐데, 모두 다 인정하실 것이라 생각. 초반부, 중반부의 소득없이 희생만 따르는 시간들은 사람에 따라선 지루하다고 느낄 수도 있는 부분이지만 후반부는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손에 땀을 쥐면서 보게 되는 파트였음.

이 영화의 초반부가 누군가에게는 재미없을 수도 있지만 나에게는 재밌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아마도 이 영화의 내용이 사실에 기반한 스토리라는데 그 이유가 있다고 생각이 든다. 아무리 지루한 내용이였다하더라도 혹은 아무리 말이 안되는 설득력 없는 이야기이더라도 사건이 이미 그 '설득력 없는' 스토리대로 발생되었다는 사실이 나로 하여금 가슴을 뛰게 하고 이야기에 집중하게 하는 동기를 부여하는 것 같다. 난 정말 재밌게 보았다. 오사마 빈라덴의 이야기가 궁금하거나 테러리즘에 관한 이야기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재밌게 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이상 오사마 빈라덴 추적부터 사망까지를 다룬 이야기 제로 다크 서티 후기 끝

반응형

댓글